우쭐대지 말라
(로마서 11장 11-36절)
오늘 본문은 바울이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는 말씀입니다. “이제 나는 이방 사람인 여러분에게 말합니다.”(13) 즉 본문은 로마교회에 있는 이방인 크리스천들을 향해서 하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말의 강도가 심상치 않습니다. 18절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대는 본래의 가지들을 향하여 우쭐대지 말아야 합니다.”(18) 또한 20절 마지막에도 “그러니 교만한 마음을 품지 말고, 도리어 두려워하십시오.”(20) 바울은 왜 로마교회의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렇게 다소 강한 어조로 ‘우쭐대지 말고 교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당시 로마교회의 역사적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로마교회는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로마교회는 창립자가 없었습니다. 유대인 디아스포라에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되어 로마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로마교회는 로마에 사는 유대인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소수였습니다. 그런데 AD49년 로마의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로마에 살고 있는 모든 유대인들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 바람에 대다수의 유대인들이 로마를 떠나 각 지역에 흩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였습니다. 그들은 로마교회 성도였다가 추방되어서 고린도로 옮겨 가서 바울을 만나게 되어 함께 사역을 하면서 유명한 고린도 교회를 세웠습니다. 이렇게 신실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로마를 떠나자 로마에 있는 교회에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만 남았고, 이방인 그리스도인이 교회의 모든 실무를 감당하며 로마교회는 온전히 이방인이 주도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방인들이 착각하게 될 위험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이 유대인들은 버리시고 자기들이 대신 택함을 받은 특별한 존재라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죽고 유대인 추방령이 폐지되면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들 가운데 갈등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바울이 좀 강한 어조로 말하는 것입니다. ‘교만하지 마라.’ ‘우쭐대지 마라.’ 라고 말이죠. 바울은 하나님이 유대인을 버리신 것이 아니라 남은 자를 통해 구원의 역사를 계속 이어가고 계시고, 결국 유대인들이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질투론을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내가 묻습니다. 이스라엘이 걸려 넘어져서 완전히 쓰러져 망하게끔 되었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그들의 허물 때문에 구원이 이방 사람에게 이르렀는데, 이것은 이스라엘에게 질투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려는 것입니다.”(11) 바울은 유대인이 불신하여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믿지 않았고, 그 결과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달되게 되었지만, 유대인들은 버린 바 되지 않고 이후에 이방인의 수가 채워지는 날 이방인들의 구원을 보고 질투하고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우쭐하지 말고, 교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교만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신앙을 지켜갈 수 있을까요?
첫째, 돌 감람나무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원래 참 감람나무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광야에 방치되어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야생 나무였고, 누군가에 의해서 돌봄을 받지 못한 작고 연약한 거친 야생 나무였습니다. 그런 우리가 참 감람나무에 접붙여져 참 감람나무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접붙임을 받아 참 감람나무로 거듭난 것은 모두 하나님의 선택적 은혜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참 감람나무 가지도 꺾으신 하나님이 돌 감람나무였던 우리가 믿음을 저버릴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준엄한 심판으로 우리를 채찍질하실 것입니다.
목장 나눔 질문: 참 감람나무의 삶을 살기 위하여 현재 내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