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주간 묵상(12월 24일)
성탄과 성령의 인도하심
마태복음 2장 9-11절
9그들은 왕의 말을 듣고 떠났다. 그런데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 앞에 나타나서 그들을 인도해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에 이르러서, 그 위에 멈추었다. 10그들은 그 별을 보고, 무척이나 크게 기뻐하였다. 11그들은 그 집에 들어가서, 아기가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서 그에게 경배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보물 상자를 열어서,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동방의 박사들은 헤롯의 궁에는 유대인의 왕이 태어나지 않았고 베들레헴에 태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궁을 나옵니다. 그때 동방에서 본 그 별이 다시 나타나서 그들을 인도해 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별이 인도해 간다는 의미인데, 그 별이 어떻게 인도해 갔을까요? 분명한 것은 보통 별이 인도할 수 있는 부분은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방향 정도일 것입니다. 별이 GPS처럼 베들레헴의 어느 지역, 어느 집으로 인도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런데 동방의 박사들은 별의 인도함을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성령의 일하심이라고 보여집니다. 성령님은 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동방의 박사들에게 지혜를 주셔서 유대 땅까지 인도해 오셨을 뿐만 아니라, 궁에서 나온 박사들의 마음에 영감(靈感, inspiration)을 주셔서 예수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의 마구간까지 인도해 가신 것이죠.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들의 생각 안에 영감(靈感)을 주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찾아간 그들은 다소 놀랐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동방에서부터 신비한 별이 인도하여 찾아온 위대한 왕이 왕궁이 아니라 너무 초라한 마굿간에 탄생했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그 속에 깊은 영적인 진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지배하고 군림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라, 가장 낮고 천한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죄인을 구원하시고, 약한자를 돌보시며, 약한 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이사야 61장에는 예수님에 대하여 이런 말씀이 예언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상한 마음을 싸매어 주고,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언하고, 모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게 하셨다.”(사61:1-2) 그런 의미에서 성탄절은 부자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약하고, 가난하고, 연약하고, 부족한 우리들이 위로와 힘을 얻고 구원의 소망이 넘치는 날입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이렇게 가장 낮은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에게 보물 상자를 열어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들이 드린 선물들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황금은 왕의 권세를 상징하였고, 유향은 제사장의 사명을 상징하였습니다. 그리고 몰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였습니다. 그들이 알고 드린 것인지, 모르고 드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준비한 선물 속에는 주님의 사역적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탄생은 철저하게 성령님의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을 불러서 베들레헴까지 인도하셨고, 그들이 준비하여 드린 선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탄절은 축제의 날 이전에 성령이 일하시는 날로 인정해 드려야 합니다.
기도
이 성탄절에 성령의 인도함을 받은 날이 되길 소망합니다. 연말이어서 여러 모임과 파티, 혹은 휴가로 분주한 기간이지만 그 속에서 성령의 일하심을 경험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성탄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성령에 민감하지 않으면 성탄의 주인이신 주님을 망각할 수 있음을 인지하게 하옵소서. 이 기간동안 우리 공동체에 성령님 일하여 주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