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부장의 고백
누가복음 23장 46-49절
46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그는 숨을 거두셨다. 47그런데 백부장은 그 일어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말하였다. "이 사람은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48구경하러 모여든 무리도 그 일어난 일을 보고, 모두 가슴을 치면서 돌아갔다. 49예수를 아는 사람들과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닌 여자들은, 다 멀찍이 서서 이 일을 지켜보았다.
예수님이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일순간 정적에 빠졌습니다. 허무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렇게도 예수님을 비웃고 조롱하던 군중들은 예수님이 숨을 거두신 것을 목격하자 그제서야 자신들이 얼마나 무지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악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군중들은 모두 가슴을 치며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알았습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예수님을 아는 사람들과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은 멀리서 이 일을 보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그리고 이 본문에는 아주 특별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주도했던 백부장입니다. 그는 이방인이고 예수님을 알지 못했던 사람이지만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예수님이 참으로 의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 말한 의인이란 단순히 죄가 없어 의인일 수도 있지만, 참으로 의롭고 선한 분이란 차원에서의 의인을 의미합니다. 백부장은 예수님이 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런 차원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형은 너무나 가혹하고 억울한 죽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고통 중에 죽어가면서도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고 조롱하는 백성들과 무지막지하게 십자가 처형을 집행하는 군인들을 원망하지 않고, 불평하지도 않고, 순한 어린 양처럼 묵묵히 죽어가셨기 때문입니다. 백부장은 예수님이 오히려 그 무지한 백성들의 죄를 용서하여 달라고 기도하시는 것을 목격하였고, 무슨 사명을 완성하신 것처럼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으며, 더 놀라운 것은 마지막 운명 전에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자신의 영혼을 맡긴다고 말씀하신 후 운명하시는 것을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결국 백부장은 “이 사람은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다.”(47)라고 스스로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는 말은 이 모든 일을 하나님의 일로 인정하였다는 것입니다. 마가복음에서는 이 백부장이 “참으로 이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다.”(막15:39)라고 고백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형을 주도하면서, 주님의 죽으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던 이방인 백부장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본문에서 백부장의 고백을 통해 예수님은 참 인간이시며, 참 하나님이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예수님이 짊어지신 십자가는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십자가였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지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부인하고 조롱하고 멸시할지 몰라도, 주님이 지신 십자가의 참된 의미를 아는 우리는 절대로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백부장처럼 십자가 앞에서 하나님을 찬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며, 십자가를 붙잡고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저를 위하여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저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 자격 없는 우리들을 하나님이 자녀라 불러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오늘도 십자가의 은혜를 붙잡고 감사하며 살게 하여 주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