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대신하겠습니까?
창세기 50장 15-21절
요셉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기라도 하겠습니까? 형님들은 나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을 선하게 바꾸셔서, 오늘과 같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셨습니다.(창50:19-20)
요셉의 형제들은 아버지 야곱이 죽자 두려워졌습니다. 요셉이 자기들을 용서해 준 이유가 아버지 야곱 때문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요셉이 이집트에 노예로 판 일에 대한 증오심을 아버지 때문에 억제하고 있다가, 이제 아버지가 죽었으니 자신에게 행한 악한 일에 대해 요셉이 복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형제들은 요셉에게 “'너의 형들이 너에게 몹쓸 일을 저질렀지만, 이제 이 아버지는 네가 형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여 주기를 바란다'”는 아버지의 부탁을 전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용서를 구합니다. 요셉은 자신이 형들을 용서한 뒤 17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형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눈물을 흘립니다(창 50:15-17).
진정한 용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요셉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요셉인들 용서가 쉬웠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내려 놓고 하나님을 바라고 모든 것을 은혜로 덮은 후 용서해 주었지만, 형들이 그 용서를 믿지 않고 여전히 불안해 할 때 요셉의 마음은 아팠습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그것은 전적인 은혜였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은혜를 믿고 감사하며,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은혜를 믿지 않고, 그 은혜에 감격하지도 않으며, 그 은혜를 망각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의 마음은 너무도 아프실 것입니다.
형들은 먼저 사람을 보내 용서를 구하고, 이후에 직접 요셉을 찾아와 요셉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요셉의 종이 되겠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요셉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형들을 안심시킨 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기라도 하겠습니까?”라고 말하며, 형들을 종으로 삼는 것도 거절합니다. 요셉은 형들이 자신을 해치려고 했지만, 하나님은 그 악한 일을 사용하셔서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하는 선한 일을 행하셨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형들과 그의 자녀들을 돌보고 지킬 것을 약속하며 진심을 담아 형들을 위로합니다(창 50:21).
우리는 이 고백 속에서 요셉의 신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요셉의 신앙은 늘 하나님 아래 서 있는 신앙이었습니다. 요셉이 요셉 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하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신앙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자신의 힘으로 형들에게 복수하지 않을 것이며, 비록 형들이 행한 악한 행위라도 하나님이 그것을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사용하셨으니 자신은 절대로 그 일로 탓하지 않고 오히려 형들과 가족들을 돌보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대신하지 않는 신앙이 오늘 우리 시대에 필요한 신앙입니다. 우리는 자꾸만 우리가 주인 된 삶을 살려고 합니다. 내 기분과 내 감정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대신하지 않고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