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여겼다
창세기 19장 14절
롯이 나가서, 자기 딸들과 약혼한 사윗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롯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서두르게. 이 성을 빠져 나가야 하네. 주님께서 이 성을 곧 멸하실 걸세." 그러나 그의 사윗감들은 그가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였다.(창19:14)
롯이 두 명의 천사들로부터 그 밤에 소돔성을 멸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즉시 나가서 자기 두 딸과 약혼한 사위감들에게 그 소식을 알렸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시급한 상황이었고, 조금만 늦으면 함께 멸망을 당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롯은 장래의 사위들을 내버려두고 갈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약혼이란 다른 말로 정혼(定婚)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혼인이 정해진 사이라는 말이죠. 정혼한 사이란 아직 지참금을 지불하지 못하였을 뿐이지 법적으로는 이미 결혼한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므로 롯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사위들을 구원하고자 찾아갔고 그들에게 소식을 전하며 함께 떠나자고 했으나, 사위들은 그 말을 농담으로 여기고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위들은 그 밤에 소돔과 함께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롯이 전한 소식을 사위들이 농담으로 여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첫째는 자신들의 경험과 상식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경험과 상식으로 생각할 때 이렇게 거대한 소돔성이 하루 밤에 패망하리라고 믿지 못했습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 밤에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내 경험과 상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그 범주 안에서만 믿으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경험과 상식을 뛰어넘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믿음이 성숙하지 못하는 것은 자꾸만 우리의 경험과 상식 안에서만 믿으려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심판은 나와는 상관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롯의 사위들은 그런 불행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불행은 자기들과 상관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불행한 심판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도 그와 같지 않나요? 매일 3갑 이상 담배를 태우시던 분이 폐암이 발견되고 나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불행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며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심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듣고 싶지 않고, 생각하기도 싫어할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은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삽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와 용서하심이 없으면 영원한 심판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사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들었습니다. 그 말씀이 실제로 역사하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들은 그 말씀을 믿지 못하고 멸망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을 가볍게 여기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그런데 본문에서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비록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겨 순종하지 않았지만 롯은 전하는 사명을 감당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급박하고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롯은 그 사위들을 찾아가 애타는 마음으로 전하였습니다. 오늘날 복음을 전하다보면 세상은 우리의 말을 우습게 듣거나, 농담으로 듣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전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