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와 충성됨
창세기 40장 1-23절
아침에 요셉이 들어가 보니 그들에게 근심의 빛이 있는지라 요셉이 그 주인의 집에 자기와 함께 갇힌 바로의 신하들에게 묻되 어찌하여 오늘 당신들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있나이까(창40:6-7)
가수 노사연씨가 “만남”이란 노래에서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노래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의 만남을 주관하시고, 그 만남을 통해 일하십니다. 나다나엘이 친구인 빌립의 권유로 예수님을 만나러 왔을 때 그는 자기가 결정하여 예수님을 만나러 온 줄 알고 있었는데, 예수님은 그가 무화과 나무 아래 앉아있을 때부터 보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나다나엘이 주님의 제가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주님의 섭리 가운데 있었던 것입니다.
요셉이 억울하게 왕궁감옥에 갇히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감옥에서도 신실하고 성실하게 자신이 해야할 일을 묵묵히 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 만남을 갖게 됩니다. 한명은 왕에게 술잔을 올리는 시종장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빵을 구워 올리는 시종장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왕의 최측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왕궁 감옥에 수감되었고, 그 곳에서 요셉을 만나게 됩니다. 친위대장 즉 보디발이 요셉에게 이 두 사람의 시중을 들도록 시킨 것입니다. 요셉은 이 두사람의 시중을 들다가 하루는 이들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것을 보고 이유를 묻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요셉이 얼마나 자신의 일에 충실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이 두 시종장의 수발을 드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안색을 살피며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려고 온전히 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같은 죄수의 신분이지만, 그것도 원수 같은 보디발이 시킨 일이지만 요셉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그 일에 충성했습니다. 요셉은 그렇게 이 두 시종장의 꿈 이야기를 듣게 되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들의 꿈을 해석해 주면서, 나중에 왕의 꿈을 해석하기 위해 바로 왕 앞에 나아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갖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섭리와 충성됨 사이의 상관관계를 집중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의 인생에 도움을 주시고, 그의 삶을 당신의 선하신 뜻과 섭리대로 인도해 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섭리는 요셉의 충성됨 가운데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은 놀고 먹는 요셉이나,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한 요셉의 삶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신 것이 아니라, 그의 성실과 충성됨을 통하여 당신의 거룩한 뜻을 이루어가셨던 것입니다. 오늘도 주 안에서 자신에게 맡겨주신 일에 충성을 다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뜻을 이루어가십니다.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4:1-2/개혁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