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서면 위험합니다.
창세기 34장 1-12절
우리 사이에 서로 통혼할 것을 제의합니다. 따님들을 우리 쪽으로 시집보내어 주시고, 우리의 딸들도 며느리로 데려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섞여서, 여기에서 같이 살기를 바랍니다. 땅이 여러분 앞에 있습니다. 이 땅에서 자리를 잡고, 여기에서 장사도 하고, 여기에서 재산을 늘리십시오.(창34:9-10)
야곱이 하몰에게 밭을 사서 장막을 친 세겜 주변에는 가나안 땅 거주민인 히위 족속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야곱의 딸 디나가 가나안 땅의 여인들을 만나러 혼자 장막을 나갑니다. 당시 디나의 나이는 14-15세 정도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사춘기 소녀 정도로 여겨질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결혼이 가능한 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런 디나가 혼자서 가나안 땅의 여인들을 친구 삼아 그들을 만나러 갔다는 것은 치안이 없었던 당시에는 참으로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국 디나는 하몰의 아들이며 그 지역의 족장이었던 세겜의 눈에 들어 세겜의 처소로 끌려 들어가 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그일 후에 세겜은 디나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는 아버지 하몰을 설득하여 결혼을 승낙받고 야곱을 만나 공식적인 청혼을 합니다. 하지만 야곱은 이 일에 있어서 혼자서 결정하지 않고 아들들을 기다립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이 소식을 듣고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지 못합니다. 문제는 하몰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특별한 제안을 하는데 그것은 단순히 세겜과 디나를 결혼시키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이 일로 인해 서로 통혼하자고 제의 합니다(9절). 즉 앞으로 야곱의 집과 세겜 족속 사람들이 서로 자녀들을 결혼 시켜 하나가 되어서 친족이 되게 하고, 자기들이 가진 땅도 나누어 가지며, 장사도 하고, 함께 섞여 살자는 제안을 한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한다면 당시 정착할 곳이 없던 야곱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사람들과 통혼하며 섞여 산다면 가나안의 음란한 문화와 우상 숭배 문화들이 이스라엘의 거룩함을 무너뜨릴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하나님의 뜻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때로 우리 귀에 들리는 솔깃한 제안들 속에는 우리를 영적으로 무너뜨리는 사단의 궤계가 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사단은 우리가 세상 속에 구별됨이 없이 섞여 살도록 유혹합니다. 세상의 가치와 세상이 주는 이익을 누리며 정욕과 탐욕에 빠져 있도록 우리를 유혹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이 부분에 있어서 구별되어야 합니다. 결국 이 일은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 사람들을 속여 피의 복수를 하게 되는 처참한 결론으로 끝이 나고 맙니다.
우리는 여기서 야곱의 근본적인 실수를 지적해 봐야 합니다. 야곱은 에서와 헤어진 후 벧엘로 가기로 하나님과 약속하였지만 가는 도중에 멈춰 서서 세겜에 밭을 사고 그 곳에 정착하려고 하였습니다. 아마도 그 땅이 살기 좋았고 농사도 잘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원하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야곱이 가야할 곳은 베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베델로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세겜에 멈추어 그곳에 정착하여 가나안 족속들과 어울려 살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디나의 폭행 사건은 에서와 헤어진 이유 4-5년이 지난 일입니다. 야곱은 4-5년이 넘도록 베델로 돌아가지 않고 그 땅에 어울려 살다가 어려움을 당한 것입니다. 가나안 땅에 살면서 유혹된 것은 야곱뿐이 아니었습니다. 사춘기가 된 디나가 그 지방 문화에 유혹되어 지방여인들과 어울리며 세상의 문화에 젖어들게 되었다가 결국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더구나 이 사건을 빌미로 하몰과 족장인 세겜은 서로 통혼하며 그들과 섞여 살 것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며 유혹합니다. 야곱이 가야할 길을 망각하고 주저했을 때 세상은 그를 유혹하고 걸려 넘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삶의 목적과 사명의 길에서 멈춰 서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구체적으로 유혹하고 거룩한 제자의 길을 가지 못하도록 막아설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세상의 화려함과 쾌락에 유혹에 빠져 질척거리면, 나의 자녀들도 함께 유혹받으며 세상에 넘어집니다. 고로 우리는 영적으로 깨어서 우리에게 주신 성도의 길과 사명의 길을 거야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 속에 멈춰서면 우리 자녀들도 멈춰섭니다. 그러나 우리가 거룩한 사명의 길을 가면 자녀들도 우리와 함께 그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