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브니엘
창세기 32장 27-32절
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네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야곱이 말하였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나 그는 "어찌하여 나의 이름을 묻느냐?" 하면서, 그 자리에서 야곱에게 축복하여 주었다. 야곱은 "내가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뵙고도, 목숨이 이렇게 붙어 있구나!" 하면서,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고 하였다.(창 32:28-30)
그 밤중에 야곱과 씨름한 사람이 야곱에게 이름을 묻습니다. 야곱이 자신의 이름을 야곱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기고 사람들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네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28)라고 새로운 이름을 붙여 줍니다. 야곱은 자신에게 붙여준 새 이름을 응답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준 분을 하나님으로 고백하며 자신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다는 의미로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고 부릅니다.
그 밤에 야곱이 구한 것은 에서의 손에서 구원해 달라는 기도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야곱의 이름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야곱의 이름을 바꾸어 주신 것이 왜 그리 중요한 것이었을 까요? 이름을 바꾸어 준 것은 존재감에 대한 변화를 뜻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갈릴리에서 고기 잡던 바요나 시몬에게 베드로란 이름을 붙여 주심으로 새로운 존재적 의미를 주신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야곱의 이름을 몰라서 야곱에게 이름을 물어보았을 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네가 누구냐?”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이며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입니다. 야곱이란 이름은 ‘속이는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창 27:36). 그래서 그는 속고 속이며, 끝없 경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형의 발뒤꿈치를 잡고 나왔고, 장자권을 얻기 위하여 붉은 팥죽으로 거래를 했습니다. 삼촌 라반의 집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자신의 꾀와 힘으로 씨름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주심으로 그를 새로운 존재로 인정하십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스라엘 이라는 의미는 “승리자”라는 의미를 뜻합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의지해서 살아왔지만 이제 부터는 하나님이 주시는 힘과 능력으로 승리를 누리는 축복을 소망하며 살게 된 것입니다.
주목할 점은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름으로 축복하시자 야곱도 축복하신 분의 이름을 묻습니다. 그러자 그 분이 “어찌하여 나의 이름을 묻느냐?”라고 반문하십니다. 그것은 “너는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정녕 모른단 말이야?”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그러자 즉시 야곱은 “내가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뵙고도 목숨이 이렇게 붙어 있구나”라고 고백하며 그곳을 ‘브니엘’(하나님의 얼굴)이라고 부릅니다. 브니엘이라는 이름을 통해 야곱은 자신을 축복하신 분을 하나님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통해 주어진 ‘이스라엘’이란 이름은 야곱의 후손들에게 붙여질 이름이 되며,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새롭게 세워질 나라의 이름이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우리에게도 이스라엘이란 이름 못지 않는 새로운 이름이 주어졌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자녀’라는 새로운 신분과 호칭이 주어졌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삶의 가장 큰 변화이며, 우리가 받은 응답 중 가장 큰 응답입니다.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여 주시고, 우리를 당신의 자녀 삼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이제 영원한 승리자가 되엇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의 삶 또한 하나님이 지키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해 가시는 풍성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금년 한해도 이 브니엘의 하나님을 경험하고, 부족한 우리를 자녀 삼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살아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