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씨름기도
창세기 32장 13-28절
그가 야곱에게 물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야곱입니다." 28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네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창32:27-28)
야곱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 후 자신의 소유 가운데 에서에게 보낼 선물을 준비합니다. 그 선물은 암염소 이백 마리와 숫염소 스무 마리, 암양 이백 마리와 숫양 스무 마리, 젖을 빨리는 낙타 서른 마리와 거기에 딸린 새끼들, 암소 마흔 마리와 황소 열 마리, 암나귀 스무 마리와 새끼 나귀 열 마리였다고 하니 가축만 약 550마리가 넘는 참으로 엄청난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이런 선물을 한번이 아니라 네 때로 나누어, 저마다 시간적인 사이를 두고 에서에게 보냅니다. 이런 식으로 야곱은 그의 모든 재물을 에서에게 보내고, 마지막으로 그의 아내들과 자녀들까지 모두 보낸 후, 자신은 혼자 얍복 나루에 있는 장막에 홀로 남습니다. 아마 그 밤은 야곱에게 참으로 긴 밤이었을 것 같습니다. 허무하고, 두렵고, 오직 붙잡을 것이라고는 하나님 밖에 없는 외로운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밤에 한 사람이 야곱의 장막에 찾아와 야곱이 그 사람과 씨름을 합니다. 본문에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나오지 않았지만 본문 후반부에 야곱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다고 고백하는 것으로 보아, 그 사람은 하나님이 보낸 천사라고 여겨집니다. 야곱은 그 천사를 붙잡고 밤새 씨름을 했습니다. 그 씨름이 얼마나 격렬했던지 천사가 야곱의 엉덩이뼈를 쳐서 엉덩이뼈가 다쳤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는데, 그 이름을 붙여준 이유가 야곱이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의미로 붙여준 이름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 밤에 야곱의 장막에서 벌어진 씨름은 어떤 씨름이었을까요? 영어로는 그가 ‘씨름을 했다’는 표현을 “wrestled”했다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정말 야곱은 하나님의 천사와 실제 레슬링을 한 것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여기서 말한 씨름은 야곱의 영적인 씨름을 의미한다고 보여 집니다. 야곱은 그의 장막에 나타난 천사를 붙잡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응답을 구했고, 축복을 구했습니다. 그가 얼마나 강하게 붙잡고 기도했던지 엉덩이뼈가 다칠만큼 간절함으로 붙잡고 기도했습니다. 야곱의 승리는 힘으로 이긴 승리가 아니라 간절함으로 이긴 승리였습니다. 성경은 이러한 야곱의 간절함을 씨름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간절함과 절박함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때로 내 삶이 너무나 절박하고, 막다른 길에 서 있을 때 사생결단(死生決斷)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붙잡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하늘 보좌를 움직이시고 응답하십니다. 엘리야도 3년 반의 가뭄을 멈추기 위하여 머리가 다리사이에 들어갈 만큼 간절히 7번을 기도했습니다. 다니엘도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며 21일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금식하며 기도하였습니다. 아마 21일 이후에도 응답이 없었다면 응답이 있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다니엘의 기도는 죽기를 각오한 간절함의 기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응답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도들이 바로 씨름 기도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씨름을 각오하는 기도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응답주실 때까지 멈추지 않는 기도, 포기하지 않는 기도입니다. 야곱은 이 씨름기도를 통해 이전에 자신의 얕은꾀로 살아왔던 삶의 자세를 버리고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으로 변화 됩니다. 그리고 온전한 믿음의 조상으로 세워집니다.
때로 하나님은 우리도 야곱과 같이 이런 훈련을 시키십니다. 바닥까지 나를 내리시고 그 속에서 절박함과 간절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그 분을 붙잡고 기도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게 하십니다. 오늘도 야곱의 씨름기도를 배웁니다. 그리고 내 안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