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로 돌아가기 위하여
창세기 35장 1-9절
야곱은, 자기의 가족과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명령하였다. "너희가 가지고 있는 이방 신상들을 다 버려라. 몸을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어라.(창 35:2)
그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이방 신상과 귀에 걸고 있는 귀고리를 야곱에게 가져 왔다. 야곱은 그것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밑에 묻었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길을 떠났다. 하나님이 사방에 있는 모든 성읍 사람을 두려워 떨게 하셨으므로, 아무도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지 못하였다.(창 35:4-5)
야곱과 그의 가족들은 디나의 사건으로 세겜 땅에 더 이상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피의 보복을 당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때 하나님은 즉시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베델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여 주십니다. 이 음성을 들은 야곱은 즉시 자기 가족과 거느리는 모든 사람에게 명령하여 베델로 돌아갈 준비를 하라고 지시합니다. 무엇을 준비하라고 명령하였을까요?
첫째는 이방 신상들을 다 버리라고 말합니다. 야곱의 가족들은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가족이지만 가나안 족속들 가운데 섞여서 살다보니 어느 덧 이런 저런 이유로 그들 안에 이방 신상들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예로 라헬이 아버지 라반의 집에서 수호신인 드라빔을 훔쳐 나와 숨겼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본문에는 야곱의 가족들이 야곱의 명령에 따라 이방 신상과 귀고리를 가지고 나와서 세겜 땅 상수리나무 밑에 모두 묻고 길을 떠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이방 신상은 이해하겠는데 왜 귀고리를 가져 와서 묻었을까요? 당시 가나안 문화 속에는 기복적인 의미를 담은 부적 같은 장식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당시에 유행하는 패션이나, 액세서리가 기복적인 우상 문화를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야곱의 가족들도 그것이 우상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의 패션이나 유행을 따라 그런 물건들이나 장신구들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우상을 섬기는 가나안 문화 속에 살며 그것을 자꾸 접하다보니 어느덧 우상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우상을 소유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도 이 땅에 살다보면 어느덧 세속 문화가 우리 안에 자리 잡아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고 세속의 가치를 따라 살아가게 만듭니다.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세상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는 한 자주 내 삶 속에 세속의 문화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세속의 가치를 따라 살아가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옳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것을 내어 버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로 야곱은 모두에게 몸을 씻으라고 말합니다. 야곱에게 베델은 거룩한 장소이고 그 거룩함 가운데 나아가기 위한 거룩의 싸인으로 씻으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이 땅을 살다보면 우리 역시 더러움이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죄의 얼룩들이 가득 묻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짓고 있는 크고 작은 죄들을 자주 회개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이미 목욕한 사람은 온몸이 깨끗하지만 우리의 발은 씻어야 한다(요13:10)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 나아가기 위하여 매일 내 자신을 돌아보고 성령님이 생각나게 하시는 죄가 있다면 회개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 야곱은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이런 말을 합니다. “여러분은 지난날의 생활 방식대로 허망한 욕정을 따라 살다가 썩어 없어질 그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마음의 영을 새롭게 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참 의로움과 참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십시오.”(엡4:22-24) 하나님 앞에 서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매일의 삶 속에서 옛 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으려는 의지적인 노력입니다. 가만히 두면 우리는 본성적으로 옛사람을 쫓아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지적으로 새 사람을 입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준비하여 야곱의 가족들은 세겜 땅을 떠나 베델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제사를 드리며 베델에서 하나님이 나타나신 것을 기억하며 그 곳 이름을 엘베델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런 야곱의 가족들을 지키시고 복을 주십니다. 먼저는 하나님이 사방에 있는 모든 성읍 사람들을 두려워 떨게 하셔서 아무도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지 못하도록 지켜주셨고(5절), 야곱의 가족에게 다시 복을 주셨으며(9절),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라고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셨습니다(10절).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