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묵상(2022년 4월 12일)
고난과 섬김
요한복음 13장 1-20절
8베드로가 다시 예수께 말하였다. "아닙니다. 내 발은 절대로 씻기지 못하십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 9그러자 시몬 베드로는 예수께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내 발뿐만이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겨 주십시오."
10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목욕한 사람은 온 몸이 깨끗하니, 발 밖에는 더 씻을 필요가 없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요13:8-10)
요즘은 세족식이 대중화되어 일반 기업이나 학교에서, 심지어 어떤 정치인들은 선거철에 선거 유세 중의 하나로 세족식을 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세족식이 대중화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겸손과 섬김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는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아직 이 세족식이 불편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 정서 중에 자신의 냄새나는 발을 누군가에게 드러내고 닦도록 내민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귀한 손님들이 집에 오면 주인이 노예에게 발 닦을 물을 내오게 하고, 손님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더러운 발을 닦아주는 것이 당시의 문화였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발을 닦는 것은 노예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그 밤에 그 일을 행하신 것입니다. 아마도 제자들은 너무 당황했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선생님의 발을 닦아주는 것은 당연할 수 있어도, 선생이 제자들의 발을 닦는 것은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기에 그들은 너무나 당황스러웠겠죠. 그럼에도 주님은 그 더러운 발들을 닦아 주십니다.
주님이 고난주간에 행하신 세족식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가요? 우리는 이 세족식을 묵상하며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 첫째, 세족식은 사랑의 사역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1) 즉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는 것은 주님의 사랑하는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마음으로 바닥까지 내려간 사랑을 보이신 것이 바로 세족식입니다. 둘째, 용서해 주는 사역이었습니다. 주님이 제자들이 발을 씻기자 베드로가 말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내 발을 씻기시렵니까?"(6) 그때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는 일을 지금은 네가 알지 못하나,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7)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8) 발을 씻긴다는 것은 단순히 발을 닦아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죄에 대한 용서를 의미했습니다. 따라서 발을 씻지 않겠다는 의미는 용서함을 받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용서함을 받지 못한 이는 예수님과 상관이 없었던 것이죠. 주님과의 관계는 내 죄를 고백하고 용서함을 받는 데서 시작됩니다. 셋째, 반복적 사역이었습니다. 이 말은 들은 베드로가 그렇다면 목욕을 시켜 달라고 했을 때 주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 "이미 목욕한 사람은 온 몸이 깨끗하니, 발 밖에는 더 씻을 필요가 없다. 너희는 깨끗하다."(10) 주님은 베드로에게 발 외에는 더 씻을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주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죄를 짓습니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세상의 더러운 죄들을 묻히고 다닙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일 십자가 앞에 나가 일상 속에서 짓는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넷째, 주님을 본받는 사역이었습니다. 또한 주님은 발을 씻기고 난 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과 같이, 너희도 이렇게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15) 세족식은 주님을 본받는 삶을 살아가는 사역입니다. 다섯째, 복된 사역이었습니다. 주님은 너희도 본받아 살라고 말씀하시며 “너희가 이것을 알고 그대로 하면, 복이 있다.”(17)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겸손한 섬김의 사역을 통해 우리가 복 받기를 원하십니다. 이 고난 주간에 귀한 섬김을 본받아 살며 복 받는 한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제자들의 발을 닦아 주시며 섬김의 본을 보여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섬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주님을 본받아 맡겨 주신 섬김을 온전히 감당하게 하옵소서. 겸손과 섬김을 통해 복을 주시겠다 약속하신 주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오늘도 교회 공동체 안에서 헌신하고 섬기며, 특히 목장에서 섬기는 이들을 축복하여 주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