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주간 묵상(12월 23일)
복음이 상식이 되지 않기를
마태복음 2장 3-6절
4왕은 백성의 대제사장들과 율법 교사들을 다 모아 놓고서, 그리스도가 어디에서 태어나실지를 그들에게 물어 보았다. 5그들이 왕에게 말하였다. "유대 베들레헴입니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하여 놓았습니다. 6'너 유대 땅에 있는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가운데서 아주 작지가 않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올 것이니, 그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릴 것이다.'"(마 2:4-6)
오래전 시드니에서 저희 교회를 방문한 유학생 아빠에게 복음을 전하려 하였더니 그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다 압니다. 제가 미션스쿨을 다녔거든요” 아마도 이분은 미션스쿨에서 복음에 대하여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복음이 어떤 내용인지를 대충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는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은 행함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 분이 진정으로 복음을 알았다면 복음을 통해 자신의 죄인됨을 인정하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님을 구주로, 그리고 삶의 주인으로 받아들였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을 때 복음은 상식이 되어 버렸던 것이죠.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예루살렘 성에 들어가 헤롯왕에게 ‘유대인의 왕이 어디에 나셨느냐?”는 질문을 던짐으로 예루살렘은 당황하였습니다. 헤롯은 즉시 율법교사들을 불러모아 놓고서 그리스도가 어디서 태어날 것인지를 물었고, 율법교사들은 주저함 없이 ‘유대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만 질문해 보면 다 알 수 있는 장소가 베들레헴이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경 지식으로 메시야가 탄생할 장소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지식은 상식이었을 뿐입니다. 그들은 메시야를 대망(大望)하며 산다고 말하지만 정작 메시야를 기다리는 삶을 살지는 않았습니다. 가끔 우리의 신앙이 머리 속에 상식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복음이 단지 상식으로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베들레헴이 메시야 탄생 장소임을 아는 율법학자들은 그 정보를 헤롯에게 주어 베들레헴 지역의 2살 미만의 아이들을 학살하게 하는 데 사용됩니다. 복음이 상식이 되면 오히려 복음을 대적하는 도구로 사용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율법학자들이 말한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남쪽8km 지점에 있던 유다 지파의 작은 성읍(삿19:1-12)입니다. 베들레헴은 ‘빵의 집’이란 뜻입니다. 이곳은 믿음의 조상이었던 야곱의 아내 라헬이 죽어 장사 지낸 곳이기도 하며, 모압 여인 룻이 보아스를 만난 장소이기도 하고(룻3,4장), 다윗왕이 태어난 장소이기도 합니다(삼상 16:1,13). 베들레헴은 지정학적으로, 혹은 도시의 크기 차원에서 분명 작은 도시이지만 역사적 의미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곳입니다. 율법학자들이 인용한 미가서의 예언의 말씀에는 “너 유대 땅에 있는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가운데서 아주 작지가 않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올 것이니, 그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릴 것이다.”(미가 5:2)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작은 땅 베들레헴이 작지 않은 이유는 그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할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겉으로 보기에는 작고 초라한 베들레헴 같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작고 초라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내 안에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통해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하는 메시야적 사역을 이어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성탄절에 복음을 전하는 귀한 사명이 성취되길 소망합니다.
기도
주님, 저에게 복음이 상식이 되지 않게 하시고, 제 안에 복음이 믿음으로 행하여지는 실천적 믿음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 성탄절에 주님이 탄생하신 소식을 이 땅에 전하고 알리게 하시고, 복음의 복된 소식을 한 영혼에게 전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