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여기는 마음
창세기 25장 27-34절
야곱이 빵과 팥죽 얼마를 에서에게 주니, 에서가 먹고 마시고, 일어나서 나갔다. 에서는 이와 같이 맏아들의 권리를 가볍게 여겼다.(창25:34)
Then Jacob gave Esau some bread and some lentil stew. He ate and drank, and then got up and left. So Esau despised his birthright.
에서는 주로 들에서 사냥을 하고 바깥에서 지내기를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에서가 사냥을 하고 집에 돌아올 때 아주 시장하였습니다. 마침 동생 야곱은 집에서 붉은 죽을 쑤고 있었는데, 허기진 에서가 그 죽을 한 그릇 달라고 하니, 야곱이 말하기를 ‘형이 가진 맏아들의 권리를 먼저 팔라’고 말합니다. 에서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데 맏아들의 권리가 뭐 그리 대단한 거냐고 말하며 그 맏아들의 권리를 판다고 맹세합니다. 이런 아이들 소꿉장난 같은 형제간의 거래는 장난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성경은 이 일을 놓고 에서에 대하여 무서운 죄를 지적합니다. “에서는 맏아들의 권리를 가볍게 여겼다.”(34)
에서가 가볍게 여긴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첫째는 약속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에서는 야곱과의 약속을 장난으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장난과 같은 약속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맏아들의 권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기 때문입니다. 맏아들의 권리는 무엇이었을까요? 땅의 상속권, 아버지의 축복을 받을 권리, 자녀를 축복할 권리, 권위의 계승 등의 권한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그냥 넘기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걸려 있는 일에 장난과 같은 약속은 없습니다. 하나님께 헌신을 서약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한 약속은 우리가 엄중히 지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는 말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에서는 자신이 입으로 뱉은 말이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였습니다. 말하기는 쉽지만 우리는 그 말의 열매를 먹고 삽니다. 말은 권세가 있습니다. 복된 말을 하면 복된 삶을 살아가지만, 불평과 원망의 말을 하면 불평과 원망의 삶을 살아갑니다. 고로 우리는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다스려야 합니다. 셋째는 나에게 주신 축복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에서는 장자로 태어나는 엄청난 축복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축복의 권리를 잃어버리기 전까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인간의 한계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복이 얼마나 크고 귀한지 모르고 살다가 그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고 후회한다는 것입니다. 건강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모르고 살다가 건강을 잃고 나서 건강의 소중함을 알고,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 모르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젊음의 소중함을 알고 후회합니다. 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그 사람을 잃고 나면 그때서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이죠. 있을 때 귀한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이 우리의 어리석음 아닐까요? 하나님이 주신 복을 가볍게 여긴 에서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약속의 소중함, 말의 소중함, 내가 누리는 복의 소중함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