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과 비전
창세기 24장 50-61절
리브가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우리의 누이야, 너는 천만 인의 어머니가 되어라. 너의 씨가 원수의 성을 차지할 것이다."(창24:60)
And they blessed Rebekah and said to her, 'Our sister, may you increase to thousands upon thousands; may your offspring possess the gates of their enemies.'
라반의 결혼 승낙이 있고나서, 아브라함의 종은 다음날 아침 날이 밝자 마자 서둘러 리브가를 데리고 떠나겠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당황하여 적어도 열흘만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하지만, 종은 하나님이 이미 인도하셨고 결정되었기 때문에 한시바삐 가야 한다고 재촉합니다. 결국 가족들은 리브가에게 의견을 물었고, 리브가는 종을 따라 그날 바로 출발하기로 결정합니다. 라반은 몸종과 유모를 리브가에게 딸려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축복합니다. 그런데 그 축복의 내용이 범상치 않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받았던 복과 비슷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누이야, 너는 천만 인의 어머니가 되어라. 너의 씨가 원수의 성을 차지할 것이다.”(60) 아마도 이 축복의 내용은 종이 아브라함의 집안 이야기를 하면서 하나님께 받은 축복의 이야기를 리브가 가족에게 전하였고, 그 이야기를 들은 라반이 리브가에게 같은 내용으로 축복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리브가는 이삭과 결혼을 위해서 출발하지만 그 속에는 결혼을 넘어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거룩한 비전과 소망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단 열흘도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하고 급하게 떠나는 리브가의 마음도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 이렇게 급하게 떠나기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첫째는 이제는 나의 삶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헌신의 의미가 있었을 것이며, 둘째는 머물러 있을수록 자신의 감정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단호히 결단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셋째는 그녀가 떠나는 길은 결혼을 넘어 열국의 어미가 되는 비전과 소망을 가지고 떠나는 걸음이었던 같습니다. 결국 라반의 축복은 현실이 됩니다. 이후로 리브가는 야곱과 에서를 낳고 평생 이삭과 함께 살면서 믿음을 지키고 결국 믿음의 조상의 반열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가족이 묻혀 있는 막벨라 굴에는 리브가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녀는 단순한 혼인을 넘어 믿음의 조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결혼은 사랑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전부는 아닙니다. 거룩한 결혼에는 함께 비전을 공유하고 그 비전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는 삶의 동역자의 모습이 필요합니다. 함께 동역하며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어가는 가족 공동체가 우리 가운데 끝없이 세워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