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를 강하게
창세기 25장 19-27절
22그런데 리브가는 쌍둥이를 배었는데, 그 둘이 태 안에서 서로 싸웠다. 그래서 리브가는 "이렇게 괴로워서야, 내가 어떻게 견디겠는가?" 하면서, 이 일을 알아보려고 주님께로 나아갔다. 23주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두 민족이 너의 태 안에 들어 있다. 너의 태 안에서 두 백성이 나뉠 것이다. 한 백성이 다른 백성보다 강할 것이다. 형이 동생을 섬길 것이다."(창25:22-23)
아브라함이 죽고 난 후 시간은 흘러, 이삭이 60살 쯤 되었을 때에 리브가가 임신을 하게 됩니다. 이삭이 결혼한 나이가 40살이었으니, 결혼한 지 20년 만에 후사를 얻게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대를 이을 후사를 낳는 것이 결혼한 부부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20년 동안이나 후사가 없이 지냈으니, 이삭에게는 그 기다림의 시간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가끔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삶이 쉽기만 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삶이 늘 편하고, 쉽고, 빠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삶이 일반적인 삶보다 더 더디고, 인내를 필요로 하며, 오랜 시간의 기다림을 필요로 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은 쉬워서 사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평탄해서 가는 길이 아니라 가야만 할 사명이 있기 때문에 걸어가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이삭이 다른 이들과 같이 성급하게 다른 첩을 들이거나 하녀와 동침하여 후손을 보지 않고 하나님의 뜻 가운데 20년을 기다리는 것은 그가 얼마나 복된 믿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리브가가 아이를 갖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이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태중에 있는 쌍둥이가 리브가의 태 안에서 계속 싸웠기 때문입니다. 리브가는 이 일로 인해 너무 힘들어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말씀해 주셨는데 리브가의 태중에는 두 민족이 들어 있고, 두 백성으로 나뉠 것인데, 형이 동생을 섬길 것이라는 예언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쉽게 말하면 동생이 형보다 강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리브가가 출산을 해보니 반전이 있었습니다. 동생이 형보다 강할 것이라는 예언과는 달리 정작 형 에서는 살결이 붉고 털이 많은 아이로 태어나, 누가 봐도 강한 아이로 자라면서 산과 들로 다니는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강할 것이라고 한 둘째 야곱은 태어날 때는 형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났지만 성격이 차분하고 소심하며, 주로 집에서 엄마의 품에 머물러 있는 약한 아이로 자랐습니다. 예언과 달리 겉으로 보기에 강한 아이는 형 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습니다. 우리의 강함은 인간적인 힘이 세서 강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강함은 내 힘이나 능력이나 강한 성격이 아니고, 하나님 편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이며,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있습니다. 에서는 자기 힘을 믿고 자기 힘을 의지해서 세상을 살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일생을 살아간 야곱에게 뒤지고 맙니다. 결국 하나님이 야곱의 자손을 통해 에서의 자손을 정복하고 다스리게 하십니다. 우리의 강함은 칼이나 힘이나 돈이나 권세가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붙잡는 것이 진정한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