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과 흙길
창세기 18장 16-21절
16그 사람들이 떠나려고 일어서서, 소돔이 내려다보이는 데로 갔다. 아브라함은 그들을 바래다 주려고, 함께 얼마쯤 걸었다. 17그 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앞으로 하려고 하는 일을, 어찌 아브라함에게 숨기랴? 18아브라함은 반드시 크고 강한 나라를 이룰 것이며, 땅 위에 있는 나라마다, 그로 말미암아 복을 받게 될 것이다. 19내가 아브라함을 선택한 것은, 그가 자식들과 자손을 잘 가르쳐서, 나에게 순종하게 하고, 옳고 바른 일을 하도록 가르치라는 뜻에서 한 것이다. 그의 자손이 아브라함에게 배운 대로 하면, 나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대로 다 이루어 주겠다." 20주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들려 오는 저 울부짖는 소리가 너무 크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 있다. 21이제 내가 내려가서, 거기에서 벌어지는 모든 악한 일이 정말 나에게까지 들려 온 울부짖음과 같은 것인지를 알아보겠다.“(창18:16-21)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옛날 중국 북방의 요새(要塞) 근처에 한 노옹(老翁)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노옹의 말(馬)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옹은 조금도 애석한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는지.”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駿馬)를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축하하자 노옹은 조금도 기쁜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화가 될는지.” 그런데 어느 날, 말타기를 좋아하는 노옹의 아들이 그 오랑캐의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옹은 조금도 슬픈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는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오랑캐가 대거 침입해 오자 마을 장정들은 이를 맞아 싸우다가 모두 전사(戰死)했습니다. 그러나 노옹의 아들만은 절름발이었기 때문에 무사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와 같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인생길에는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일로 인하여 교만하지 말아야 하며, 나쁜 일로 인하여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브라함은 부지(不知)중에 하나님의 사람(천사)을 대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려 할 때 아브라함은 그들을 바래다주기 위하여 소돔까지 배웅을 나갔는데, 그때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앞으로 하려고 하는 일을 어찌 아브라함에게 숨기랴?” 그러면서 알려주신 이야기가 아브라함의 자자손손이 큰 복을 받을 것이라는 좋은 소식과 롯이 살고 있는 소돔과 고모라 지역의 죄악이 가득함으로 멸하실 것이라는 나쁜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 지역의 소식을 듣고 그 땅을 위하여 중보하며 기도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항상 꽃길만 걷게 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원치 않는 흙길을 걸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꽃길에 취해서 교만해서는 안되며, 현재의 꽃길에 만족하고 안주해서도 안됩니다. 또한 흙길이라고 원망과 불평으로 보내서도 안되며, 현재의 흙길이 인생의 전부나 되는 것처럼 낙심하고 절망해서도 안됩니다. 아브라함은 자기에게 주어진 하늘 복에만 만족하거나 그 복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변 망해가는 소돔과 고모라를 위하여 중보의 기도를 시작합니다. 내가 걷는 꽃길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바로 옆에 흙길도 있고, 자갈길도 있습니다. 내가 걷는 꽃길은 감사한 일이지만, 그 옆에 놓여있는 흙길은 내가 감당할 사명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