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하면서 늘 긴장되고 염려되는 부분이 바로 일년에 한번하는 사무처리회입니다. 왜냐하면 어려서부터 교회 안에서 자라면서 사무처리회 시간에 다투고, 상처받고, 때로는 잘못된 결정으로 교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무처리회를 할 때가 되면 늘 마음 한편이 무겁고 두렵습니다. 사실 저는 회의를 좋아하는 목사는 아닙니다. “의장” “동의합니다” “제청합니다” 이런 표현들만 들어도 온몸이 긴장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사무처리회 시간을 회의하는 시간이 아니라 비전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며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회의를 하다 보면 왠지 인본주의로 흘러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성도들의 신앙을 가볍게 여겨서도 아니고, 못 믿어서도 아닙니다. 딱딱한 회의 방식을 교회에서 취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또한 의견을 발표하다 보면 자기주장을 따라 편이 나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심지어 회의를 진행하는 담임 목사조차도 성도들이 ‘의장’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면 혹시라도 그 마음 안에 서운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무처리회는 회의보다는 비전을 선포하고 하나님이 일하실 것을 기대하고 소망을 품으며, 하나님이 교회를 이끌어 가시도록 내어 드리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사무처리회는 분명 회의입니다. 회의의 방식을 수정해야 하겠지만 성도들과 함께 의견을 묻고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일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사무처리회를 위하여 우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들이 있다고 봅니다. 사무처리회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요?
첫째, 기도해야 합니다. 사무처리회를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 것은 우선 사단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서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뜻가운데 서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사단을 대적하며, 교회를 보호하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사무처리회 동안 성령님이 일하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합니다. 사무처리회는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뜻을 찾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 사무처리회의 진정한 목적은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가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뜻이 회의를 지배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마음 속으로 기도하고 의견을 발표하고, 의견을 발표하면서도 그 의견이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셋째, 존중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다른 의견들을 접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른 의견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의견이 다르더라도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서 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사소한 일로 감정이 상하여 인간 중심의 결정들을 하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넷째, 사명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무처리회는 사명에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에 맞지 않는다면 한번은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은 “사랑과 섬김으로 영혼 구원하여 예수 제자 삼는 것”입니다. 영혼구원과 제자도의 삶을 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결과를 경험할 것입니다.
다섯째,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사무처리회는 궁극적으로 소망을 갖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이 일하실 것을 기대하고, 하나님이 주실 은혜와 부흥을 소망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사무처리회를 통해서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이 주신 소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한다면 그것은 성공한 사무처리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