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울었다
요한복음 18장 25-27절
25 시몬 베드로는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도 그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지요?" 베드로가 부인하여 "나는 아니오!" 하고 말하였다. 26 베드로에게 귀를 잘린 사람의 친척으로서, 대제사장의 종 가운데 한 사람이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동산에서 그와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는데 그러시오?" 27 베드로가 다시 부인하였다. 그러자 곧 닭이 울었다.
우리의 인생은 장담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내일 일을 장담할 수 없고, 내 생각과 계획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의 참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 인생의 참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해 드려야 합니다. 특히 신앙은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신앙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믿음은 단순히 우리의 의지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의지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장담하던 베드로가 무너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주님이 잡히시던 밤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잡혀 십자가에 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은 주님을 위하여 목숨이라도 바치겠다고 장담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베드로에게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13:38). 베드로는 스스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속으로 장담하였겠지만, 오늘 본문에서 베드로는 3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신앙은 장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주님을 따라 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한 자세와 깨어 기도하며 내 삶을 주님께 맡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근대 프랑스가 낳은 가장 위대한 수도자를 뽑자면 샤를르 드 푸코(Charles de Foucauld)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 푸코가 어느 날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푸코가 이렇게 답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신앙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정작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말입니다. 베드로는 잘 믿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끝까지 예수님을 따라 가리라 결단도 했습니다.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모른다고 세번 부인하였을 때 멀리서 닭 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닭 우는 소리는 흔한 소리입니다. 매일 이른 새벽이면 이 집, 저 집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바로 닭 우는 소리입니다. 그러나 그날 아침 베드로가 들었던 닭 우는 소리는 달랐습니다. 그것은 주님이 하신 말씀을 기억나게 하는 소리였고, 자신의 무능을 깨우치게 하는 소리였습니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 얼마나 연약하고 죄인인지를 깨닫게 하는 소리였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닭 우는 소리가 필요합니다. 나의 연약함을 깨우치는 소리, 나의 죄 됨을 깨닫게 하는 소리, 주님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절대적 의존의 소리, 오늘 아침 우리의 삶에도 나를 깨우시는 성령의 소리가 들려 오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닭 우는 소리를 통해 베드로의 연약함을 깨닫게 하셨던 주님, 오늘도 성령님이 제 마음 속에 말씀하셔서 영적인 잠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더욱 주님을 의지하여 살아가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