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짊어진 십자가
누가복음 23장 26절/ 마가복음 15장 21절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가다가, 들에서 오는 시몬이라는 한 구레네 사람을 붙들어서, 그에게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가게 하였다(눅23:26)
그런데 어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길에, 그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로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었다. 그들은 그에게 강제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막15:21)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로 가실 때 소개되는 한 인물이 있습니다. 단 한 절이지만 두 복음서에는 명확하게 그의 이름이 기록에 남겨져 있습니다. 바로 시몬이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북 아프리카에 있는 구레네(Cyrene) 출신의 사람입니다. 구레네는 리비아의 트리폴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시몬은 아마도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왜 두 복음서는 이 사람을 언급하고 있을까요? 특별히 마가복음은 그의 두 아들의 이름을 언급하는데, 그 이름이 ‘알렉산더와 루포’라고 말합니다. 왜 복음서는 구레네 시몬의 아들들의 이름을 밝히고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이 루포라는 아들의 이름이 로마서에 다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롬16:13). 특별히 로마서 마지막 인사에서 바울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를 소개하고 있는데,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가 자기에게도 어머니와 같다고 고백한다는 점입니다. 즉 구레네 시몬의 아들들 알렉산더와 루포, 그리고 그의 아내는 초대교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믿음의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의 가족들은 이렇게 신실한 믿음의 가정이 되었을까요?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구레네 시몬은 유월절 절기를 지키러 먼 구레네에서 약 700km정도 떨어진 예루살렘까지 왔다가 우연히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는 것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구경하던 중 로마 군인들에 의해 억지로 예수님을 대신해 십자가를 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이미 너무 매를 많이 맞으셔서 출혈이 많았고, 기력을 모두 잃으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시몬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골고다까지 가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것을 계기로 그는 예수님을 믿게 되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처절한 죽으심과 죽었던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은 그와 그의 가족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구경하다가 엉겁결에 억지로 진 십자가였지만 그 십자가는 그의 인생을 변화시켰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억지로 진 십자가라도 그 십자가는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영원한 축복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습니다. 억지로 진 십자가도 복이 된다는 것입니다. 억지로 한 헌신이라도 주님은 귀하게 보신다는 점입니다. 또한 주님의 십자가를 나눠진 시몬을 하나님은 기억하신다는 점입니다. 주님의 십자가, 사명의 십자가를 나눠진 이들을 주님은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수고와 노력을 기억하십니다. ‘십자가를 내가 지고 주를 따라 갑니다”(찬송가341)라는 찬양의 고백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고백이 되길 바랍니다.
십자가를 내가 지고(찬 341)
1. 십자가를 내가지고 주를 따라 갑니다
이제부터 예수로 만 나의 보배 삼겠네
세상에서 부귀영화 모두 잃어 버려도
주의 평안 내가 받고 영생복을 받겠네
2. 주도 곤욕 당했으니 나도 곤욕 당하리
세상사람 간사하나 예수 진실 합니다
예수 나를 사랑하사 빛난 얼굴 보이면
원수들이 미워해도 염려할 것 없겠네
3. 내가 핍박 당할 때에 주의 품에 안기고
세상 고초 당할수록 많은 위로 받겠네
주가 주신 기쁨 외에 기뻐할 것 무어냐
주가 나를 사랑하니 기뻐할 것 뿐일세 아멘
기도
주님, ‘십자가를 내가 지고 주를 따라 갑니다’라는 찬양의 가사처럼, 십자가 없는 삶을 꿈꾸기 보다 주님 지신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하옵소서.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구레네 시몬의 삶이 종의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