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의 무화과나무
누가복음 13장 6-9절
6예수께서는 이런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원에다가 무화과나무를 한 그루 심었는데, 그 나무에서 열매를 얻을까 하고 왔으나, 찾지 못하였다. 7그래서 그는 포도원지기에게 말하였다. '보아라, 내가 세 해나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얻을까 하고 왔으나, 열매를 본 적이 없다. 찍어 버려라. 무엇 때문에 땅만 버리게 하겠느냐?' 8그러자 포도원지기가 그에게 말하였다. '주인님, 올해만 그냥 두십시오. 그 동안에 내가 그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겠습니다. 9그렇게 하면, 다음 철에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그 때에 가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찍어 버리십시오.'"
포도원에다가 무화과나무를 심어 놓고 열매를 기다리는 주인은 심은지 삼 년이 지나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포도원지기에게 찍어서 버리라고 명한다. 그러자 포도원지기가 주인에게 무화과나무에게 일년만 기회를 더 줘 보자고 말한다. 일년 동안 거름을 더 주어 열매 맺을 기회를 주고 그래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그때 가서 찍어 버리자는 말을 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그 속에는 중요한 몇가지 교훈을 담고 있다.
첫째는 포도원에 심겨진 무화과나무가 주는 교훈이다. 우리는 주로 포도원에는 포도나무만 심겨져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 포도원에는 주인의 필요를 따라 무화과나무가 심겨져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는 모두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 함께 있을 수 있다. 포도나무가 아니라고 해도 그 다른 나무는 주인의 필요에 의해서 심겨진 주인의 나무이다. 공동체란 모두 나와 같은 사람만 있을 수는 없다. 때로는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 나무도 주인의 나무이다.
둘째는 열매를 기대하는 주인에 대한 교훈이다. 사실 나무는 존재 자체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 그러나 주인이 원하시는 것이 단순한 존재가 아닌 열매를 기대하고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한다. 아무리 풍성한 가지와 아름다운 자태를 가진 나무라 할지라도 주인이 기대하는 것이 열매라면 열매는 그 나무의 사명이다. 주님은 우리가 존재하는 것을 넘어 열매 맺기를 원하신다. 그렇다면 열매는 우리의 사명인 것이다. 존재에 만족하지 말고 열매 맺기 위하여 수고하고 애써야 한다.
셋째는 무화과나무를 위해 중보하는 포도원지기의 교훈이다. 포도원지기는 비록 포도나무를 관리하는 사람이지만, 그는 무화과나무의 편에서 주인에게 기회를 줄 것은 부탁한다. 뿐만 아니라 그 나무가 열매를 맺도록 둘레를 파고 거름을 더 주는 수고까지 하겠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포도원지기를 통해 우리를 위해 중보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본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의 편에서 우리를 위해 중보하신다.
넷째는 은혜에도 기한이 있다는 교훈이다. 포도원지기가 주인에게 은혜를 구할 때 무작정 기다리라고 말한 것이 아니다. 일년이라는 은혜의 기한을 두고 주인에게 은혜를 요청하였다. 우리에게 베풀어진 은혜의 시간도 기한이 있다. 그 기한이 지나면 더 이상 은혜를 구할 수 없다. 은혜의 때에 우리는 열매를 맺어야 한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은혜의 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도 최선을 다하여 열매 맺는 삶을 살아야 한다.
기도
주님, 포도원에 심겨진 무화과나무와 같이 자격 없는 종을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자녀로 그리고 주님의 종으로 부름 받은 것이 오직 주님의 은혜임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오늘도 주님이 주신 은혜의 때에 주님이 원하시는 선한 열매를 맺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