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묵상(12월 17일)
고난 속에서도
에베소서 3장 1-13절
그러므로 여러분을 위하여 당하는 나의 환난을 보고서, 여러분이 낙심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내가 당하는 환난은 여러분에게는 영광이 됩니다.(엡3:13)
약 20년 전 친구 목사의 어린 아들이 뇌수막염으로 하나님 나라로 갔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뭐라고 위로할지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장례식에서 그 친구 손을 잡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먼저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친구야 와줘서 고맙다. 나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는다. 이것도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있다고 믿어, 하나님이 이곳보다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하셨을 거야” 그리고는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데 위로를 하러 간 우리가 오히려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할 말을 그 친구가 먼저 하면서 위로를 하니 우리는 그저 눈물로 그 친구의 등을 두들겨 줄 뿐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바울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자신이 감옥에 갇혀 있는 일로 낙심하지 말라고 위로를 하고 있습니다. 위로 받아야할 바울이 거꾸로 위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울은 자기가 이방인의 사로도 부름을 받았고, 그 일을 위하여 갇힌 몸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 이것이 무슨 뜻일까요? 당시 유대교 전통과 문화 속에서 바울이 전한 복음은 유대인들이 느끼기에 너무나 도발적이었고 파괴적인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특별히 바울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육체의 할례보다 마음의 할례를 강조하였고, 돌판에 새긴 모세의 율법보다는 마음판에 새긴 법, 즉 성령에 의하여 인도함을 받는 성령의 법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바울은 배교자로 여겼던 것이죠. 또한 유대인들은 이방인을 부정하게 여겼는데 바울은 스스로를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으니 유대인들이 그를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바울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유대인들에게 고소를 당하였고, 온갖 모함과 함께 로마의 감옥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감옥에서 에베소 교인들에게 이 편지를 쓰면서 에베소 교인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을 위하여 당하는 나의 환난을 보고서, 여러분이 낙심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내가 당하는 환난은 여러분에게는 영광이 됩니다.”(13) 그는 본문 속에서 이방인들이 복음을 통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공동 상속자가 되고, 약속을 함께 가지는 자가 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6). 그리고 자신이 당하는 환난이 이방인교회인 에베소 교회에게 하나님의 영광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이유있는 고난, 목적과 사명을 위한 고난에는 영광이 담겨 있습니다. 바울은 비록 현재 자신의 삶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방인을 위하여 부르신 부르심의 사명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이 영광 받으실 것을 소망합니다. 결국 바울은 감옥에서도 사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감옥 속에서 옥중서신인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를 씁니다. 이 옥중서신들은 바울의 여러 서신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있는 서신서들이 됩니다. 또한 그는 감옥에서도 기회를 얻을 때마다 복음을 전합니다. 감옥은 그에게 사역을 멈추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감옥이라 할지라도 그에게는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명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의 복음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감옥에 갇히는 수고를 영광으로 여겼던 사람입니다.
때로 우리의 삶이 바울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주님을 위하여 누군가를 섬겼고, 주신 사명을 위하여 헌신하였는데도 현실은 로마의 깊은 감옥과도 같은 외로움과 고난의 시간들을 보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난에도 하나님의 영광이 담겨 있습니다. 고난의 시간에도 하나님은 일하십니다. 오히려 고난 속에서 더 놀라운 일들을 감당해 가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작은 고난에 낙심하지 마시고 하나님이 맡겨 주신 사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고난의 순간에도 사명으로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았던 바울의 신앙을 본받기 원합니다. 사역을 감당해 가면서 작은 고난에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고난 속에 물러서기 보다 고난을 통해 일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주신 사명 감당하게 하옵소서. 아멘